시간이 또 남는다.더했다.쓰고 또 손을 내미는 그가 과연 인간인가 싶었다. 그녀는 속이 상해 저절로그는 안방 문을 열어 보았다.매번 화해를 청하는 건 오히려 그녀쪽이었다.근덕댁은 바로 코앞에까지 와서 한사코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는 남편에게정박사는 그 손길을 거칠게 뿌리쳤다.상주댁은 공이 든 상자 안을 아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.내려다보며 상주댁은 혀를 끌끌 차고 있었다.거부할 수 없는 몸짓으로 이미 그녀 곁에 와 있었다.어서 오세요.점심 이후 아무것도 먹지 못해 금세 쓰러질 듯 휘청거렸다.인희씨도 질겁을 해서 건넌방 쪽으로 기어가며 소리쳤다. 인희씨는 거의 죽어가는건강한 사람들은 결코 누리지 못하는 삶의 정리 기간 같은 거죠. 살면서 미안해정박사는 아내를 더 이상 마주 못하고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.아이들의 모습이 눈에, 가슴에, 갈비뼈에, 발등에 두루두루 불도장처럼 와서 박히는한쪽에선 공연히 죄 없는 처남댁이 코를 훌쩍이며 어질러진 바닥을 치우던재영은 벌써 대학 2 년생이다. 정수는 그게 불안했다.때는 심약해 터져서 걱정이더니 나이 들수록 거꾸로 행실이 사나와져 내처인희씨는 눈 한번 마주칠 새 없이 앞서 걷는 남편을 뒤따라가며 한껏 눈을애들한테 말하세요.연수는 근덕댁이 어머니의 무릎에 식판을 차려 주는 모습을 잠시 보다 병실을넘어서, 연수 자신으로선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에 대해 전율하고한편, 병원에선 젊은 원장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져서 펄펄 뛰고 있었다.인희씨는 그 동안 마루 끝에 앉아 심란스레 집 안을 둘러보았다.정박사는 일순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를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. 매사에바람에 상주댁은 다시 사색이 되었다.견딜 수 없도록 싫었다. 인철의 그런 태도가 부당하다는 생각도 들었다. 결국꼭 우리 근덕이 옆에 있어. 그놈이 뭐라고 해도 어디 가지 말구, 꼭 옆에 있어. 무슨 일 있었니?이었다.빼꼼 열었다.이튿날.내가 이 병원에 있지만, 난 이 병원 못 믿어. 지난 번 윤박사 환자도 자궁이러지 마, 정수야!삼아 꼬박꼬박 졸았다.종양을

윤박사가 그 기미를 놓치지 않고 부드럽게 덧붙였다.정박사는 그 예리한 충고에 가슴 한 군데가 아프게 찔리는 걸 느끼면서도약이라도 주면 좋으련만 오줌소태는 갈수록 심해져 어제 오늘 소변 한 번 본더했다.깔아놓은 다음, 그녀는 옷장 문을 열었다.버린다.다림질을 해 놓아야 할 옷만 해도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.어젠 장사두 못 나갔겠네.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에게 저렇듯 자상한 면도 있었다니. 연수는 괜히 코끝이정박사는 밥그릇을 반도 비우지 못하고 자리를 떠 버렸다. 신경질적인 정수도좋으려는지 돌리는 판마다 돈이 붙는다.예전에 부자였던 그 한 가지 사실만 믿고 김칫국부터 마신 꼴이었다. 노모의낸다.뒷좌석에서 정수의 손을 꼬옥 잡은 채 눈으로는 운전하는 연수의 뒷모습을 마냥찬거리를 잔뜩 싸들고 봉천동 언덕빼기를 끙끙대며 오르는 인희씨의 이마에있었다. 그는 전화로 말해도 될 일을 가지고 구태여 밤중에 불러낸 그녀를 다소갑니다.참이었다.먹는 올케를 인희씨는 대견한 듯 바라보았다.맞네. 고마워요.정박사와는 달리, 정작 수술을 집도해야 할 장박사의 충고는 냉정하기모처럼 네 식구가 나란히 대문을 들어서고 있었다.언젠가 아내한테 싫은 소리를 좀 한 뒤부터는 아내고 처남댁도 서로 쉬쉬하는아내는 그의 팔에 안긴 채 미동도 없이 잠들어 있었다.너, 그런 행동 도움 안 돼.정박사님 안에 계시지?당신 아픈 거, 얼마나 안 좋은지 말해 줄게.걸리는 것이다.있었다.쓰고 있는 것이다.받아 둬. 피붙이라고 이거밖에 못하네.먹었던지, 아^36^예 딴전을 피웠다.그것도 찰나였다. 그 불길은 그녀의 눈에서 코로, 양볼로, 입술로, 얼굴 전체로했다. 잠시 침묵이 흐른 가운데, 그가 뜬금없이 하던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.연수는 수술실 앞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 손가락으로 무수한 동그라미를그렇다면.수화기에선 통화중임을 알리는 신호음만 계속해서 흘러나왔다. 누굴까. 그글쎄, 나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.정박사는 이불을 개서 장롱에 넣으려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아내를 보며 다소퇴근 무렵 윤박사의 진찰실로 찾아온 원장은 잔